청소년 봉사활동 지도는 우리 모두 다 함께
내성고등학교 교사
류석환
우리 사회에 청소년 봉사활동이 과제로 제시되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모든 일들은 초기단계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과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청소년 봉사활동을 위한 많은 논의가 있고 여러 면에서 개선점들을 강구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본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주변에는 청소년 봉사활동에 관한 다양한 시각들이 있지만, 우리의 미래를 건전한 터전 위에 세우기 위해서는
청소년 봉사활동을 활성화하여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우선 청소년 봉사활동을 진학을 위한 수단 정도로 폄하하지 말고, 우리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밑거름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농부는 씨앗을 뿌려놓고 당장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를 바라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정성을
다한다. 마찬가지로 청소년 봉사활동을 이 땅에 올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사회의 부정적인 현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선도하여 우리의
꿈나무들을 키운다는 관점에서 청소년 봉사활동을 바라보아야 하며, 청소년 봉사활동의 미숙한 면을 보고 성급하게 재단하지 는 말아야 한다.
청소년 봉사활동의 조력자는 우리 모두이다. 그렇다면 우리 개개인은 어떻게 청소년 봉사활동을 도울 수 있는가? 우리나라 전국
시·도·군·구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민관협력 형태로 자원봉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내 자녀, 남의 자녀 따질 것 없이 청소년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으면 자원봉사센터에 연락하여 연간 봉사활동 계획에 따라 청소년을 도와서 청소년 봉사활동이 바람직하게 이뤄질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물론
자녀가 봉사활동을 할 기회를 갖고 싶으면 그 곳에서 원칙대로 연간 지속 반복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봉사활동은 본인의 필요에 따라 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봉사활동은 삶의 공동체에게 유익한 활동이어야 하며 남여노소를 불문하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청소년 봉사활동에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청소년 선도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동참하여야 한다. 봉사활동은 모든 사람의 일이기도 하며, 어느 누구의 일이 아니기도 하다.
선진국에서는 그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공동으로 협력하여 해결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봉사정신이다. 특히 청소년 봉사활동은
장차 이 사회의 주인공이 될 미래의 주역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청소년 봉사활동에는 바로
성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누가 하느냐? 우리 모두가 하여야 한다. 어떻게 하느냐? 자원봉사센터에 문의하여 개인 사정에 따라 그 방법을 찾아 볼
수 있다. 바로 나의 노력이 지원될 때 청소년봉사활동이 조금이나마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정착되지 못한 청소년봉사활동의
단면을 보고 부정적으로 보거나 관련기관을 탓한다면, 우리 사회가 아직 성숙되지 못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이웃에 있는 동사무소,
자원봉사센터, 기타 민간단체와 협력하면서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봉사활동 중간지도자로 활동한 사례를 통해 청소년봉사활동의 나아갈 방향을 되짚어
본다. 지역사회 청소년들의 봉사활동 욕구를 해소하고 청소년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하여, 청소년 봉사활동 관련기관에 제안하여
현재까지 금정산, 금강공원, 범어사 일주도로, 동래읍성 등지에서 일요일 또는 공휴일을 활용하여 부산시 금정구내의 중·고등학교에서 봉사활동에
참가하기를 자원하는 청소년들을 모집하여 봉사활동을 지도하고 있다.
사월초파일에는 문화유적가꾸기 봉사활동을 금정구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하여
지도하였다. 명륜초등학교에 청소년 150여명이 모였다. 청소년들에게 봉사활동 사전지도와 안내를 하고 팀을 조직하였다. 동래향교에서는 우리의
전통교육기관인 향교, 서원, 성균관에 관하여 설명하고 향교 내외에서 정화활동을 하였는데 주변에 담배꽁초들이 예상보다 많아 아쉬웠다. 향교의 담을
따라 오르니 동래읍성이 나왔다. 서장대, 암문, 북장대를 거치면서 정화활동을 하고 문화유적 답사를 하였다. 북장대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임진왜란 당시 목숨을 걸고 우리 부산을 지키던 선조들의 희생정신을 청소년들에게 설명하고, 3.1 운동 기념탑을 견학하고 복천동 박물관과
고분군을 답사하였다. 함께 참여한 학부모, 동료교사, 대학생 등 청소년봉사활동 지도자들의 도움으로 청소년들의 봉사활동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아주
유익하고 보람된 봉사활동이었다. 특히, 학부모들이 가족이 다함께 참여한 경우도 있어 청소년 봉사활동이 여유시간의 유익한 활용, 지역사회에 관한
관심을 제고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6월 6일 현충일에는 새교육공동체금정주민모임과 협력하여 금정산지킴이 봉사활동을 금정산성에서 지도하였다.
동문입구 만남의 광장에서 모여 봉사활동 안내를 하고 안전지도, 이동경로, 개인행동금지, 질서유지 등을 당부하였다. 현충일을 맞이하여 호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이 깃든 금정산성에서 무너져 내린 성곽의 돌을 제자리에 올려놓는 봉사활동은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이었고, 가시나무와 마구 자란 풀들
사이에서 돌을 주어 올리는 학생들의 진지한 모습들이 대견스러웠다. 오가는 산행객들이 봉사활동하는 청소년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장면은 아름다운
청소년봉사활동의 진면목이었다.
그리고, 근무하는 학교내에서 지난 한 학기동안의 분리배출하여 얻은 수익금으로 육고기, 가루비누, 과일 ,
간식류 등 위문품을 구입하여 추석맞이 불우이웃시설 위로봉사활동을 하였다(9월 2일, 선아원, 장전동 소재). 사전 준비를 한 합창부원들이
중창으로 “님이 오시는지”, “푸른 열매”를 열창하였다. 연달아 원장님의 피아노 반주로 원생들과 함께 “개똥벌레”를 부르고, 준비한 과일,
간식을 나누면서 원생들을 위로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청소년들은 모두 기쁜 마음으로 불우이웃을 돌보는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미리
준비과정을 체계적이고 교육적으로 계획하여 보람있고 유익하게 이뤄졌다. 원장님과 직원들의 협력으로 학생들은 많은 것을 느끼며 가족의 소중함을
체험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갖도록 지도하였다.
수년간 청소년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주말, 공휴일, 방학기간 중 청소년들을 지도하면서 가르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공동체(학생,
학부모, 교사)가 청소년봉사활동의 바람직한 면을 인식하고 청소년 봉사활동에 동참하면, 봉사활동이 활성화되어 청소년 문제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작은 나눔, 큰 기쁨」제6호(2000.12월,부산광역시청소년자원봉사센터 발행)에 실린
글